로봇·드론이 주도할 첨단 배송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위드 코로나, 스마트 무인배송 상용화를 위한 과제
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시자마자 어느덧 추석이 성큼 코앞으로 다가왔다. 평소 고마운 마음을 미처 전하지 못한 가족, 친척, 지인들에게 자그마한 성의라도 표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분주하게 드나들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상품을 고르거나 결제를 하는 중 이맘때면 항상 보게 되는 문구가 있다. ‘물동량 증가로 배송이 지연될 수 있으니 주문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이다.
이와 함께 각종 매체에서는 가혹한 노동의 현실에 직면한 택배 기사들의 고단한 일상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 바쁘다.
그러나 산업계는 다르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한발 더 나아가 혁신을 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로봇’과 ‘드론’을 이용하는 첨단 배송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은 TRADE BRIEF 9월호에 ‘첨단 배송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이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실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배송물량 증가, 택배인력 부족에 대응해 최종 배송구간에서 로봇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고, 라스트마일(last mile,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 무인배송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1년~2030년 중 매년 24%씩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며, 무인배송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와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교하고 업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 물류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라스트마일 구간의 무인배송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계 e-커머스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2020년 19%, 2021년 22%(추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로 증가하면서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주요국에서는 배송 로봇·드론 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카메라, 센서(레이더, 라이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장애물 감지, 위치 추정, 지도 작성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류 로봇의 활동 범위가 기존 창고·물류센터 및 건물 내 물품배송 등에서 외부로 확장되는 기술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택배물량은 2020년 연간 33.7억 박스로 2014년 대비 2배 이상 늘었으나, 생활물류(택배) 기업 주요 3社의 영업이익률은 5%대 이하로 여전히 부실해 물류 효율화를 위한 배송로봇 도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3월 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 최근 코로나19로 소비자 중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배송 스마트화 등으로 유통산업 규조가 빠르게 재편됨에 따라 첨단 배송수단의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 로봇시장은 제조업용 위주로 형성돼 있어 배송 로봇은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며, 드론 택배도 시범운영 단계에 머물러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2020년 발표한 ‘2019년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로봇 출하액(내수 + 수출)의 절반 이상은 제조업용 로봇이 차지했으며, 배송 로봇이 포함된 전문서비스 로봇 분야는 6.3%를 차지해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배송 로봇 개발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실증 테스트 단계에 머무르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드론 신고 대수는 2020년 6월까지 1만 3,234대로 2015년 921대에서 2배 이상 늘었으나, 농업, 측량·탐사, 콘텐츠 제작(방송) 분야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드론 택배는 우정사업본부의 2017년 시험 배송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었으나, 최근 국토교통부 ‘㈜해양드론기술의 부산 남외항~선박 구간 화물(경량물품) 드론 배송사업 승인(2021.2.24.), 세종시 내 피자 드론배달 서비스(도미노피자 ‘도미에어’) 운영 승인(2021.8.23.)’ 등 상용화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글로벌 비대면 첨단 배송시장은 2021년 119억달러에서 2030년 847달러로, 매년 24%씩 빠른 성장세를 전망하며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은 배송 로봇·드론 택배 서비스 상용화를 이미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일부 지역에서 배송로봇 서비스를 법적 허용·제공하고 있으며, 일본은 2022년 무인배송 로봇의 일반도로 운행을 허용하도록 법을 계정할 계획이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자율주행 산업 지원책에 힘입어 유통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무인배송 시스템 도입이 가장 활발하며, 물품뿐만 아니라 음식 배송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올해 제정·시행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서는 택배서비스는 화물자동차, 소화물 배송대행 서비스는 이륜 자동차로 운송수단을 규정해 배송 로봇？드론 등 새로운 운송 기술을 반영하지 못했고, 최근 시범운행지구 내 자율 배송 로봇·드론 운영 허용 등 규제 개선에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사업화를 위한 법 개정은 아직 검토단계 수준으로 드러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 및 법 개정이 우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송 로봇·드론 산업은 미래 유통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선진국들이 도심지역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전기 동력의 배송 로봇·드론 등 친환경 배송수단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첨단 배송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먼저 국내 시장에서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 출시 및 상용화를 통해 기술 및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첫째, 도심지역은 자율주행 로봇을, 인구 밀도가 낮은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드론을 이용하거나 또는 협업 서비스(도심 간 드론, 도심 내 자율주행 로봇)를 개발해 국내 실정에 맞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둘째, 라스트마일 배송 스마트화 촉진을 위해서는 배송 로봇·드론의 제조·활용뿐만 아니라 도심형 배송거점, 주행도로 정비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셋째, 배송 로봇 관련 기반산업 발전 대한 동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배달한 음식을 먹고, 하늘에서는 택배 배송 드론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날이 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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