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EU 등으로부터 받게 될 청구서 최소 6,100억원 예상
정부·산업계 위기 대응 논의 본격 개시
유럽연합(EU)이 2023년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하며 주요 타깃이 될 우리 굴뚝산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업계 추측에 따르면 2년 뒤 우리가 EU 등으로부터 받을 탄소국경세 청구서는 주요 업종에만 6,100억원에 달한다. 여기서 끝날 게 아니라 규제 강도는 점점 세질 전망으로, 세계의 흐름에 맞춰 혁신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세금의 규모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탄소 퇴출 움직임은 우리 산업계 전반에 위기다. 그간 우리 경제성장은 철강·석탄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이 주도해오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했기 때문에, 해당 산업이 좌초되면 여타 산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경제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탄소국경세 도입 등 위기가 가까워짐을 느끼고 생존을 위한 체계 구축에 나섰다. 환경부는 ‘탄소중립 지원 협의체’를 가동하고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마련에 나섰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업계와 함께 ‘그린철강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탄소중립 산업전환 특별법 제정 계획 등을 알렸다.
탄소국경세, 新관세장벽으로
세계적인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탄소’가 지목되면서 유럽·중국·미국 등 주요국은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 의지를 표명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체계 구축 및 이행이 시작되면서 환경 규제와 친환경 분야 육성 정책이 속속 발표됐으며, 그동안 윤리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환경 보호가 점차 법의 영역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탄소중립을 통한 환경 개선은 당연히 해나가야 할 일이며 인식의 진일보(進一步)로서 기뻐할 일이지만, 단기적인 타격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우리 산업계의 낯빛은 어둡기만 하다. 그간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철강·석탄 산업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이 직격탄을 맞으면 국가적 타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탄소국경세’다. 탄소국경세는 제조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석탄·화력 발전 방식 등으로 만들어내는 제품 등의 생산비용이 증가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탄소국경세 도입까지 2년 … 청구 예상액 최소 6,100억원
EU는 2년 뒤인 2023년 탄소국경세 도입을 예고했다. 미국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석유·석탄 등 탄소 배출량에 따라 탄소조정세를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세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법인 EY한영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우리 기업이 한 해 동안 유럽연합 등에 지급해야 할 세금은 철강·석유·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만 6,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2030년에는 약 3배 불어난 1조 8,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對EU 수출 중 철강은 전체 수출액의 10% 이상, 석유화학은 5% 이상을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과 석탄, 석유화학 등은 자동차, 건설 산업 등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산업으로, 이들의 가격경쟁력 저하는 국내 제조업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산업계, 위기 극복 위해 머리 맞대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산업계와 함께 제도 마련과 위원회 출범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는 1월 27일 산업계와 함께 탄소중립 논의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고 알렸다.
이를 위해 1월 29일 ‘탄소중립 지원 협의체’를 가동하고, 월 1회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혁신·이행안(로드맵)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행안은 탄소배출권 거래제 할당기준 개선, 감축지원 사업 확대 방향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방안 등을 포함하며, 정기 회의를 통해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부는 2월 2일 온실가스 최다 배출업종인 철강업계를 포함한 산·학·연·관 협의체 ‘그린철강위원회’를 출범하고 협의의 장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산업전환 특별법을 제정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투자를 지원할 것이며,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新산업 육성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연내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산업계는 올해를 향후 지속적인 이행 동력 확보를 위한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한 체계 구축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국의 세금폭탄 외에도 글로벌 투자사들이 탄소 배출업종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전방위적 압박이 심해지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탄소 규제가 全 세계적으로 최대의 무역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빠르게 대비할수록 충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출처 - 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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