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1분기 3조원 손실 … 정부 “위기 극복 적극 지원”
국제유가가 폭락해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며 하락하고 있던 원유시장이 선물 만기일까지 겹치며, 마이너스 가격대로 대폭락한 것이다.
4월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달 –37.63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대로 급락했다.
지난 4월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급락한 것이다.
급락한 국제유가를 두고 전문가들은 5월물 WTI 만기일(21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5월물이 아닌 6월물로 갈아타며 유례없는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연출됐다고 평가했다. 다음 날인 4월 21일에는 6월물 WTI가 43.4% 급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으로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4월 22일 급반등했다.
이날 6월물 WTI는 배럴당 19.1%(전일대비)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상승 폭을 30% 이상 키우며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연이어 과도하게 떨어진 탓에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것이며, 계속된 원유 수요 급감과 과잉공급은 추가 폭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전례 없는 위기로 국내 정유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정유 4社(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GS칼텍스)의 1분기 영업 손실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가 생산하는 유종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항공유와 휘발유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항공유는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생산비율에서 15%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생산한 지 두 달 내 판매하지 못하면 품질저하로 폐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올 3월 국내 항공 여객수는 1월 대비 84% 급감했고, 3월 항공유 수요는 80%, 휘발유는 15% 정도 감소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22일 간담회를 열고, 국내 정유업계가 직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석유공사 비축시설 대여료 한시 인하, ▲석유관리원 품질검사 수수료 2~3개월 납부유예, ▲대규모 석유저장시설 개방검사 유예(협의 중)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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