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1889. 10. 30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84호 서한
나는 방금 조선외무서(외무부)에서 이미 모 일본은해에서 3만원을 차관하였다는 소문을 들었는 바, 일본에 갚아야 할 긴급한 채무를 변제하고자 함이라고 함. 차관은 10개월내 관세 수입으로 분할 상환하는 조건으로 이자율은 17%로 매우 높음. 나는 이 차관 문제에 대해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 이는 귀하께서 이미 조선 총세무사를 겸하는 명을 받은 만큼, 나는 삼가 귀하의 전략속의 뜻을 따라 한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함.
중국이 이미 일정한 조건하에서 조건에 차관을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바라건대 반드시 다른 곳의 경우와 같은 조건으로 차관에 대한 담보를 요구하기 바람. 몇몇 재력이 있는 회사가 귀하의 암시를 득한다면, 자연적으로 그 대표가 조선에 와서 조선에 우대적인 후한 차관을 제공할 것임. 조건은 중국이 나서서 담보하거나, 또는 조선해관을 영원히 중국총세무사가 관리한다거나 함으로써 해관을 통해 외채를 상환하도록 하는 것임.
나는 이렇게 처리하면 이후 중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일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고, 내가 제안한 것 보다 더 좋아질듯 함. 외국재정공사대표들은 각자 본국의 한성(역주;서울)대표처로 부터 외무서를 소개받게 됨으로써, 표면상으론 중국과 관련있다는 사실은 노출되지 않을 것임.
나는 데니(O.N.Denny) 또한 이 차관에 대해 무조건 반대는 안할 것으로 보이는 바, 이는 그 역시 차관을 들여와야 그 자신의 보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임. 재정공사의 대표는 데니를 찾아가는 것이 제일 좋을 것임.
우선 그에게 먼저 이전에 그가 실패한 여러 일들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써 그가 그로인한 장애물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임. 나는 귀하에게 이 건의를 들이는 것 외에 이 계획을 쇠니케(사납기,史納機,J.F.Schoenicke)에게도 알려주시길 바라는 바, 이는 귀하께서 이 건의를 받아들일 부분이 있으시면 쇠니케(사납기,史納機, J.F.Schoenicke)와 연합하여 처리하시기 바라는 바임.
(44) 1890. 3. 9일 메릴이 런던사무처 세무사 제임스 던컨(김등간, 金登干, Campbell, James Duncan36))에게 보낸 z자 431호-A전문
조선엔 또 새로운 분규가 발생되었음. 전임 주(駐)샤먼(중국의 남부지방도시) 미국영사로 1872-73년 일본인들을 데리고 타이완을 점령한 바 있는 챨스 리젠더(이선덕, 李仙德, Charles LeGendre)는 현재 한성(서울)에 도착하여 일본의 지지를 등에 업고 데니 37) (O.N.Denny, 한자명 덕니(德尼))와 쇠니케(사납기, 史納機,J.F.Schoenicke)를 추출하고,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파괴시키려는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음. 내가 보기에 이 작자는 조선에 전화(전쟁) 을 일으킬 것 같음!
어제 총리아문은 나로 하여금 이 일을 전념하여 처리해주길 요구하였으나, 이미 이런단계에
다다르니 아마 어려울 듯 싶음. 만약 10년전 또는 2년전에만 그들에 대한 나의 권고를 들었더라면 아마 어떤 방법이 있었을 것이나 현재 조선은 이미 깊은 수렁에 빠져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어려움이 큼.
(45) 1890. 3. 9일 하트가 런던사무처 세무사 제임스 던컨(김등간, 金登干, Campbell, James Duncan)에게 보낸 z자 431호-B전문
조선문제가 또 무대의 중앙으로 올라왔음. 조선은 챨스 리젠더(이선덕, 李仙德, Charles LeGendre)38)를 내무서협판으로 파견 받았고, 그의 의도는 당연히 조선을 중국으로부터 분리시키려고 유화와 압력을 행사하고 일본에 기울게 하려 함임. 총리아문은 나로 하여금 간섭토록 하였으나 나는 간여하기를 원치 않았는바, 이는 이 일로 하여 또다시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하고,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임.
(46) 1890. 6. 15일 하트가 런던사무처 세무사 제임스 던컨(김등간, 金登干, Campbell, James Duncan)에게 보낸 z자 제441호전문
며칠 전 우리는 또다시 조선을 위해 한바탕 연극을 벌였음. 미군 인이 조선을 부추겨 조선을 중국에서 이탈시키려 했던 것이 이 연극이 근원임. 또한 우리는 또다시 광저우(역주;중국 광저우)에서 신임 총독 이홍장과 사이가 틀어졌는바, 리홍장은 적극적으로 관세와 징수조항을 폐지하려고 생각하며 나아가 지우롱(九龍,역주;홍콩 구룡반도), 공베이(拱北,역주;홍콩에 접한 중국지명 공북)두개 해관을 통제하려고 함.
이 두건의 사건은 나로 하여금 총리아문에 10여일의 공을 들이게 하였음. 현재 우리는 상대방에게 이겼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우위에 서게 되었음. 총리아문은 여전히 국가 대사를 조종하고 있으나 단지 이 방향타를 잡은 사람 신변에서 조금만 움직여 주면 바로 정상궤도에서 벗어나게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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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Campbell, James Duncan(1833-1907) 제임스 켐벨은 청나라 외국관원이다. 영국 스코틀랜드출신으로 1859년 2월 영국 우정국에서 근무하였다, 1862년 중국해관의 런던대리기구에서 일했다. 1863년 5월 중국에 도착하여 9월에 해관총세무사의 총리문안으로 임명되어 재무와회계를 주관하였다. 그와 하트(hart)는 긴밀하게 교류하였으며, 그 서한은 중국사회과학원근대사연구소와 중국제2역사당안관에 정리되어 보관중이다.<중국해관 기밀 당안-하트와 제임스던컨 간 교환 전문 총서>. 던컨과 하트는 약 34년간 협업하였다. 중국에 근무하는 동안 중국 우정국 창설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해관의 회계업무의 권위자로서 중국 총리아문대신인 공친왕을 상시 출입하였다. 하트가 개입한 중국의 외교사무 즉, 전임 중 국해관런더사무처의 성격을 개선하여 단순업무의 기구를 광범위한 기구로 변화시켰고, 청나라 정부의 유럽사무 외교기구로 만들어 영국이 중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도록 하였다. 예를들어, 청나라정부가 영국에서 선박을 구매하거나, 차관을 모집하는 등이다. 1873년 하트는 중국해관 런던사무처를 조직하여 제임스던컨에게 사무처장을 맡도록 하였고, 던컨은 중국해관 주외국 세무사와 하트를 대신하는 신분으로 영국과 유럽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였다.1874년 던컨은 ‘무임소비서’라는 동 사무처의 주임을 맡았다. 1885년 <중국-프랑스간 신조약> 계획에 참여하였다. 1887년 하트의 지시로 던컨은 리스본(스페인)의 밀수단속회의에 참석하여 포르투갈 정부와 직접 담판하였다. 3월 26일 던컨은 포르투갈정부와 <중국-포르투갈 간 조약초안>에 서명하였다. 조약은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이중에 2장엔 중국이 포르투갈에 마카오와 부속지역의 영주관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동년 12월1일 청나라 정부는 정식으로 ‘포르투갈의 마카오 및 부속지역 영주관리권을 부여하는 <중-포 우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다.
37) 한자명은 덕니 (德尼) (1838-1900) 미국인. 조선의 외교고문. 1877년부터 1880년까지 중국 천진 영사, 1880-1884년까지 상하이 총영사로 근무했다. 이홍장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조선의 외교고문으로 발탁되어 1886년 4월부터 1890년 4월까지 활동했다. 조선에서 공식직함은 ‘협판내부부사 겸 관외아문장교사 당상’이었다, 당시는 중국이 조선에서 종주권 강화정책을 본격화한 시기였으나 데니는 이를 돕지 않고, 고종에게 탈청(脫淸)정책을 자문하였다. 소위 고종이 하사한 ‘데니의 태극기(太極旗)’로 유명하며, 청의 미움을 받아 1890년 5월 파면되어 미국으로 돌아갈 때, 이를 가져갔다. 데니의 태극기는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태극기중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추정된다. 데니는 외교고문을 지내는 동안 조선이 청에 속한다는 속방론을 부정하고 조선에 대한 청의 간섭을 신랄하게 비판하며조선은 엄연한 독립국이라고 주장하였다.
38) 전임 주(駐)샤먼(중국의 남부지방도시) 미국영사로 1872-73년 일본인들을 데리고 타이완을 점령한 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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