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1889. 1. 26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61호 서한
데니는 이미 상하이(상해)에서 상의한 바대로 국왕의 승낙을 받는 방법에 대해 나에게 알려준 바, 국왕이 도대체 동의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나는 데니가 이 기회를 놓치진 않을 것으로 믿고 있음. 원산에서 보내온 수정(修正) 통계에 의하면 1888년도 조선세수는 267,000원이며, 지난번 보고한 256,000원이 아님.
작년 겨울을 매우 평화로웠고, 과거 몇 계절과 같은 우려스러운 유언비어(謠言)도 없었음. 주미국 조선공사관에서 채용한 광산(채광)기술자가 최근에 도착했으며 아마 그에게 석탄 및 금광 개발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임.
미국주재 조선공사는 병으로 이미 귀국길에 올라 현재 일본에 있으며, 조선 귀환후 외무서독반(역주;현 외교부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보임.
(36) 1889. 2. 19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62호 서한
조선국왕은 이미 승낙하여 만약 미국공사 딘스모어가 데니를 대체 한다면 데니의 사직을 윤허하겠다고 함. 딘스모어는 부정적이며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어쨌든 데니부부는 오늘 중국과 일본에서 2개월의 휴가를 계획으로 떠날 것으로 조선으로 돌아와 업무를 정리하여 최종적으로 조선을 떠날 것임.
내 생각엔 데니가 없는 시기에 원세개를 소환한다면 사정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보임.
(37) 1889. 3. 1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64호 서한
귀하께서 보낸 2월 22일 전보를 받았고, 데니와 관련된 사항은 내가 아는 한 모두 보고하였음. 나머지는 내가 모르는 것임.
내 생각엔 딘스모어가 국왕이 요구한 데니를 대신하는 일엔 아직 결정을 못하여 회답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임. 딘스모어는 곧 본인의 직위를 다른 정당의 사람에게 넘기야 됨을 알기에 이 제 의심할 바 없이 매우 유혹적이므로 아마 국왕의 요청에 응답할 것이지만 현재 직위가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고 있음. 다만 딘스모어 역시 사리에 밝은 사람이라 이 업무(데니의 업무)가 어려움을 알고 있는 바 이는 데니가 재직시 겪은 곤란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임.
어려운 상황중 하나는 봉급이 보기에는 많은 것 같으나 사실 제때에 받기 어려운데, 이는 내가 과거 선의에서 딘스모어에게 주의를 깨우쳐준 바 있음. 결국 중국이 이 일에 간섭하지 않더라도 딘스모어가 이 임명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음.
데니가 말하길 그는 딘스모어를 자기 후임자로 건의한 바 없으며 단지 국왕의 요청을 마침 일본에 있던 딘스모어에게 전달한 것 뿐이라고 함. 나는 자연히 매일 귀하의 소식을 기다릴 수 밖에 없으니 내가 떠난 후 누가 내 후임자인지 궁금함.
나는 먼저 1월 31일 국왕을 알현할 때, 대략 올 봄에 휴가를 내겠다고 하였음. 국왕은 웃으며 잘하길 바란다 등등의 예의적인 대화를 하였음. 따라서 국왕은 앞으로 누가 오더라도 이미 내가 떠날 것을 알고있는 눈치임.
(38) 1889. 3. 20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65호 서한
일본과 기타국가의 공사들은 현재 한성 부근 용산일대의 권리 확대를 기도하고 있음. 조선과 일본간 체결된 조약과 이후의 각종 약속과 규정에 따라 양화진(역주;마포북쪽 한강나루터) 및 부근의 적합한 지점을 통상 개방하기로 하였는 바, 대동강 항에서 2~3마일 거리의 용산을 1884년에 개방하였고, 범선으로 일정 조건하에서 운반한 적재화물을 인천에서 이미 수입관세를 납부한 후 이곳에서 하역할 수 있음.
일본인들은 이곳을 완전히 기타 개방한 항구와 같이 만들려고 함. 나는 조약 내 규정상 개방한 항구의 관리방법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를 알 수가 없음.
그러나 조선 외무서로부터 원세개의 뜻이라고 들은 것은 용산을 인천, 부산, 원산과 같이 개방된 항구로 하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고 하며, 윤선(증기선)이 범선이 받은 대우를 향유하는 것도 동의 못하며, 용산에 외국인 거류지를 설립하는 것도 동의 못한다고 함.
나는 윤선과 범선의 구역 구분이 무슨 이유인지 알지 못하겠으며, 이곳 한강은 단지 작은 배만 항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 쌍방이 주장하는 것이 모두 중요치 않은 것 같음. 내 생각엔 만약 조선인들이 용산에 돈을 들여 외국인거류지를 개설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그곳에서 재산을 보존하고, 거주하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면 일본인들은 대체로 만족할 것이며 용산을 현행 해관장정을 약간 수정보완하여 무역할 수 있도록 동의할 것임.
우리의 현행 규정은 모든 선박은 단지 인천 해관에 신고하고, 관세를 납부한 후 허가를 받아야 강을 거슬러 올라올 수 있음. 우리가 용산에 해관지소를 설치하면 화물하역을 감시하여 인천에서 발급한 허가서를 대조할 수 있을 것임. 만약 쌍방이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일본인들은 이것이 조약상의 권리와 같음을 알 것이고, 조선인들 역시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떤 손해도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임.
공금을 유용하는 일들은 여전히 거리낌없이 진행되고 있는 바, 정부는 점점 재정곤란에 빠져들고 있음. 새로운 궁전과 전구 공장은 현재 보수중임. 소름끼치게 높은 가격으로 빌려오거나 구입한 윤선 사업도 여전히 진행중임. 그리고 임금을 받지 못한 관리들을 포함한 정부에 채권이 있는 자들은 조속한 상환을 희망하고 있으나 아무런 결과가 없음.
작년도 정부는 관세수입으로부터 20만원 정도 순수입을 받았으나, 그중 일푼도 사회에 유리한 정당한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음. 국왕에게 이런 무익한 낭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아직 말할 순 없으나, 다양한 사치스런 계획은 의심할 바 없이 몇몇 탐관오리들이 조장한 것으로 이런 자들은 단지 가볍게 경비를 지출하면서 부수입을 챙기려는 자들임.
만약 국왕이 데니가 말한 그대로 능력있는 통치자라면 국왕은 일찍이 이런 일들을 잘 관리했을 것임. 이 국가의 빈곤은 현재도 그렇지만 장래에도 이런 집단의 대소관리들이 조장할 것임.
그들은 교만하고 자만하며, 업무를 경시하고, 인원도 많아서 알맞은 위치에 배정할 수도 없음.
그들은 단지 백성들을 겁박하여 빼앗고, 기회만 있으면 국고에 손을 대는 방법으로 그들 자신과 어울리는 무리들을 유지시킴.
조선은 세계상 최고 비민주적인 국가이며, 모든 재산 수입중 한푼도 백성을 위해 쓰진 않음. 데니는 일찍이 이 국가의 가여운 국왕을 위해 미국에서 동정심을 불러 일으켰음
만약 그가 말한대로 중국이 조선국왕을 강압하고, 원세개가 각종 음모와 위계를 들어 그에게 상환(밀린 보수를)을 안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남.
그러나 데니가 만약 작은 책자를 다시 발간한다면 더 진실되게 조선 백성들이 어떻게 그들의 통치자로부터 억압을 받는지 기술할 것이며 아마 미국인들의 동정심으로 정상적인 경로로 나갈 수 있을 것임.
> 고객서비스 > 관세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