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887. 1. 31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25호 서한
우리는 정치적으로 평온한 겨울을 한차례 보냈고, 슈펠트 (R.W.Shufeldt)제독의 반청(反淸) 선동은 현재의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와 체제를 뒤집으려는 시도이지만, 마치 조선인 또는 일본인에게 어떤 실제적인 작용을 발생시키지는 않은 것 같음. 다시말해 그는 최근 며칠이내에 이곳을 떠날 것임. 내가 추측컨대 그는 동경 도착해서도 일본인들을 선동할 것으로 보임. 그러나 그는 아마 또한번 거절당할 것임. 슈펠트는 데니(O.N.Denny)의 환대를 받아, 6주정도 손님으로 있었음에도 그는 데니(O.N.Denny)의 혁신적인 내정계획에 대하여 터무니없이 방해를 하였는바, 그 유일한 이유는 데니(O.N.Denny)를 이홍장이 조선에 파견했다는 것 때문으로 데니 (O.N.Denny)가 중국의 이익을 대표하므로 반드시 반대하겠다는 것이었음. 데니(O.N.Denny)는 본래 이미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슈펠트의 이런 태도에 대해 극히 불쾌해 하고 있음.
(17) 1887. 2. 10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26호 서한
나는 이미 귀하가 4월에 전보로 질의한 모든 문제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상세히 회신하였음. 나와 청나라의 조선에서의 이익관계는 이미 모두 알고있는 사항이고, 당연히 사람들은 나의 면전에서 정치를 논하게 할 수는 없었을 것임. 내가 들은 모든 것은 외국 공사관 에서 채택한 전략에 관한 소식이고, 대부분은 제3자를 통해 간접적 으로 얻은 것임. 단지 나는 모든 사람과 사교적으로 매우 사이가 좋으며, 이로 인해 그들의 대화속에서 각 방면의 의도와 활동을 비교적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것임.
나는 록힐(Rockhill) 19) 이 미국대사관의 전통을 준수하여 현재 조선의 완전독립을 선동하고 있으며 중국의 종주권을 부인하는 것을 알고 있음. 그러나 그의 마음은 오히려 북경(베이징)에 있어 항상 가능한 빨리 그곳으로 돌아갈 생각만 하고 잇고, 조선의 사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음. 그가 조선정부에 건의한 내용은 내가 알기론 단지 몇몇 낮은 관료들과 가볍게 대담했던 내용들로 낮은 관료들이 얘기한 내용은 일찍이 그의 전임인 포크(Foulke)공사 20) 에게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는 것임.
나는 포크를 비록 존경하지만, 그의 조선정치에 대한 관점은 매우 편견을 갖고 있고, 상당히 일본쪽에 경도되어 있었음. 그의 편견으로 인해 그는 중국에 반대하는 파의 인물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는 데, 이 파의 사람들은 조선에서 실력이나 권세가 제일 높은 사람들이 아니었음.
내가 믿건데, 록힐이 만약 해군제독으로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어느 한쪽을 편들 수는 없었을 것이나, 이 해군제독은 그(포크)를 매일 찾아갔는데, 이는 의심할 바 없이 끊임없이 중국은 조선 사무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등등의 케케묵은 얘기를 그에게 하였을 것임.
슈펠트와 조선정부인원은 직접 왕래가 없었으나 그의 의견과 건의는 이미 미국대사관의 통사(슈펠트 옆에서 항상 영어통역하며 궁정 에서 총애와 신뢰를 받는 낮은 관료)를 통하여 조선의 고급 당국자 에게 전해진 것으로 보임. 슈펠트는 또한 과거 일본인이 채택한 강경한 태도를 부추겨 중국의 조선내 권익을 반대한 바 있음.
그의 이런 양방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떤 중요한 성과도 없는 것으로 보임. 데니(O.N.Denny) 또한 슈펠트가 본인(데니 (O.N.Denny))에게 매우 강직하게 대하여, 그의 평안도 광산개발 계획도 중단시켰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한 러시아와 변경무역장 정(역주;접경무역협약)도 진전이 없게 되었음. 즉, 슈펠트는 곧 선박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갈 것으로 볼 때, 내가 추측컨대 그는 자신이 조장했던 일들의 결말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임. 나는 아직 확실히 그가 국왕의 부탁 또는 정부의 명령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어쩔수 없이 그가 조선과 청․일양국관계에 문제를 일으켜 일본의 청나라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에 대한 의심을할 수 밖에 없음.
데니(O.N.Denny)의 지위는 거문도반환으로 어느 정도 강화되었 으며, 조선국왕은 영국정부의 이 문제와 관련된 대표를 접견한 이후 데니(O.N.Denny)에게 “나는 이 섬이 데니(O.N.Denny)의 노력과 중국정부의 역량으로 회수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였다고 함. 이사건은 아마 확실히 그런 것이, 어떻든지 간에, 데니(O.N.Denny) 는 이 말을 듣고 어느정도 위로가 되었다고 함. 그는 계속 자신의 앞날과 지위에 실망하고 있었으며, 나는 그가 만 1년을 못채울 것 이라고 생각했었다.
청․일관계는 이와 같이 다시 긴장상태가 되어 걱정스러움. 만약 조선인들이 스스로 그일을 해결하도록 한다면 내가 생각키엔 앞날에큰 장애는 없을 것임. 중국을 적대시하는 파는 만약 외부지원이 없다면 살아날 수가 없는 것임.
힐리어 21) 는 나의 이웃이며, 나와 개인적인 교류가 많음. 나와 각국의 주조선국 사절단(청․일 양국을 포함)은 모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나는 귀하의 지시중 체득한 영국공사가 청나라와 조선관계에서 견지하는 입장을 잘 알고, 중국에 제일 유리하게 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는 바,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요?
(18) 1887. 3. 8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27호 서한
나는 과거에 여러 번 서한에서 독일상회인 세창양행(世昌洋行)이 1년 전에 조선정부에 상당한 금액을 빌려주었고, 일부 관세수입을 담보로 하였음을 언급한 바 있음. 이 일을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기정 사실화 되어 있었음. 그러나 현재까지 이런 담보로 인한 해관쪽의 불편을 야기하진 않았음. 한두번 상환이 조금 늦어지면 세창양행측 에선 인천해관감리에게 와서 닦달을 하였고, 세금으로 채무를 변제할 것을 위협하였으나, 이 채무는 계속 기한내 상환하였으므로 그들이 그런 수단을 행사할 요인은 발생치 않았음. 현재 이 채무는 아직 8만원이나 남았으나, 동시에 다른 쪽에 지출(화폐주조기, 군용화기, 가구 및 기타 물품)로 인해 세창양행의 채권은 또다시 급작스레 누적되었고, 총액은 현재 모두 20만원에 달함. 현재 그들은 부산까지의 전보선을 건설하기 위한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추가로 조선에 3만 원의 채무를 지게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음.
나는 그들의 의도가 모든 채권을 해관수입을 담보로 할 것임을 알고 있음. 외무서독판은 그들이 비록 지금은 그리 요구하지 않으나, 그와 내가 모두 알고 있듯이 세창양행이 조만간에 그리 요구할 것이 라고 말했음. 인천해관감리 또한 나에게 보고하기를 이것이 바로 세창양행의 의도하는 바라고 함. 따라서 나는 응당히 즉시 조치를 취해, 조선국 정부가 이런 요구를 승낙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함. 외무 서독판은 세창양행이 다시 관세를 담보로 요구하는 채권에 반대한다고 하면서, 나에게 앞으로도 적극 반대해나가겠다고 답변하였음.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임. 이런 차관계약은 국왕이 총애하는 2~3명의 고급관원들이 상의하여 체결하는 것임. 세창 양행의 워트(Wott)는 아마 이미 각종수단을 동원하여 그들에게 운동하였을 것이며 이로써 정부와의 사업을 획득하였기에 외무서독판은 어쩔 수 없이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는 방법으로 상환하는 방법을 실시하는 바, 이는 사실인 것으로 확신함. 따라서 나는 어쩔 수없이 거의 매일 국왕과 나를 만나는 관원을 매개로하여 이 일의 진상을 국왕에게 설명하였음. 국왕은 자신의 성망과 체면에 대한 의견을 매우 유의하는 바, 내가 국왕에게 진술한 바는 바로 이같은 점을 포함한 것이었음.
내가 지적한 것은 만약 그(국왕)가 자신의 중요 세수기관을 일개 외국 잡화점(세창양행은 정부와의 계약이외에 단지 버터(우지), 치즈 및 햄 등 잡화를 취급할 뿐임)에 저당 잡히는 것은 위신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국왕의 명예에 손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하였음.
나는 또한 관세를 저당잡히는 것은 사실상 오래가지 않아 완전히 그것(관세)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말했음. 만약 이사람들이 기대한대로 관세수입을 취득하게 된다면 그들은 종종 무용하거나 불필요한 물품을 정부에 강매하게 될것이고 그들에게 빚진 대금 또한 세수의 증가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였음. 그들은 만약 관원들과 결탁 하여 그들이 계약서를 취득하는데 도움을 받아 해관의 세수를 제1의 담보로 하는 것은 정부가 영원히 그들에게 빚을 지게하는 방법이 될것이고, 만약 관세담보가 없다면 그들은 절대로 이렇게 절실하게 계약서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음.
세창양행(世昌洋行)채무는 조선이 이미 공포한 채무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일본인은 약 15만원의 채권을 갖고 있으며 이미 상환할것을 시끄럽게 떠들고 있음. 초상국(招商局,외국투자유치국(역주)) 의 30만원 채무와 3년간 누적된 이자 또한 처리해야할 문제임. 미국 양항(洋行) 1곳은 거액의 채권을 갖고 있는 바, 이는 1척의 목제기 선, 황궁내 전등설비 1세트, 화약공장 1곳의 기기와 재료, 군수무기와 기타 잡화 등을 포함하고 있음. 더불어 기타 항목까지 포함하면 조선의 외채 총액은 80만원에 달함. 원세개는 과거 나에게 이문제를 상의한 적 있는데, 그는 이 숫자가 매우 낮다고 인식하면서, 조선의내․외 채무는 모두 20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하였음. 그러나 조선인은 여전히 계속해서 새로운 주문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계약 서를 체결하고, 모두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관심이 없음. 관세 수입은 이런 채무를 상환하는 유일한 재원이며, 채무가 많으면, 일개 채권자가 단독으로 관세에서 우선 상환 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없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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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Rockhill, William Woodville(1854-1914) : 윌리엄 록힐. 루즈벨트대통령시절 중국주재 미국공사역임(재임기간 : 1905. 3. 8-1909. 6. 1). 티벳의 달라이라마 연구에 조예가 깊었고,
1894년부터 1904년까지 한국(조선)이 외국과 맺은 조약 전문을 영역하여 수록한 ‘Treaties
and Conventions with or Concerning China and Korea, 1894~1904, together with
various state papers and documents affecting foreign interests’란 책을 저술하여 워싱턴에서 1904년 출판하였다.
20) 조지
클레이턴 포크(1856~1893년) 조선에 파견된 미국 공사관의 무관으로, 후에 대리공사를 역임했다. 한자이름은 복구(福久)이다.(출처 ; 위키피디아) 이 책에서는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복이극(福而克)으로 기술하였 다.
21) Water Caine Hillier(1849-1927); 영국의 주조선국 총영사 역임.
1890년 5월 15일 영국공관을 완성하여 최초로 거주한 장본인. 그의 부인에 의해 7월 19일 정초석이 세워졌 음. 중국어 학습법을 저술하여 영국에서 1913년 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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