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85년 10월 18일 조선해관 총세무사 메릴이 서울에서 하트 (R.HART)
4) 에게 보낸 보고
서울에
도착한 후, 조선의 해관업무를 인수하는 데 있어 별 진전이 없음. 당월 14일 조선국왕이 교지를 내려 나를 총세무사 겸 호조 참의 5) 로 임명 하였고, 이는 재정부 고문에 상당하는 직위로 알고 있음. 16일에는
나에게 통정대부라는 직위를 하사하였는바 이는 먼저 호조참의보다 1계급 높은 직위 임. 내 비록 이런 직책을 부여 받았으나, 아직 정식으로 업무를 명 받지 못한 상황임.
어제
外務署 督辦(현 외무부장관상당)을 만나 문의한 바, 최근 러시아와의 조약 체결문제로 매우 바빠 해관쪽을 살필 겨를이 없다는 것이었으며, 수일내에 나로 하여금 업무를 인수 받도록 하겠다 하였음.
조선과
러시아간의 조약은 15일 서로 조인하였으며, 외무서에서는 성대한 연회를 열어 경축하였음. 러시아 대사 웨버(C.WAEBER)는 내일 상해로 출발하는 데, 곧 돌아와 서울에서 겨울을 보낼 것임. 영국 대사 액턴(ACTON)은 다음주에 이곳을 떠나므로 베이커 (BAKER)가 직무를 대행함. 상기한 내용 외에 정치와 관련 특이한 소문은 들은 바 없음.
(2) 1886년1월25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3호 보고서
나는
조선정부에 각 항만 해관의 책임자를 세무사대리 6) 이상의
직급으로 상향 시킬 것을 건의 하였는 바,
이는 그들의 직책을 상향 시켜 일본인을 상대하기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함 임 7) . 부산, 원산의 무역은 현재 완전히 일본인의 수중에 있으며, 오직 인천에만 유럽계 무역상 1개 업체가 있을 뿐 임.
이러한
일본인들은 모두 제멋대로 행동하며 법령을 준수하지 않는 폭도와 같으며, 일본정부의
명령 외에는 복종하지 않음.
따라서
일본인들에게 효과적으로 대항하려면 각 해관의 책임자들의 직급을 상향 조정하여 일본인을 상대하기에 유리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며, 이는 일본의 관리뿐만 아니라 상인들을 상대할 경우 에도 마찬가지 일 것 이라는 것이
나의 소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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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본
앞부분 복사 누락
청국
군인들이 인삼을 밀수출하려고 야간에 인삼을 군함에 싣고 있는 것을 인천해관 직원들이 목격하고 군함에 올라가 그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고 하자, 청국 군인들이 해관직원들을 강제로 구금 하고 오히려 무단
침입죄로 나에게 동 해관직원들의 처벌을 요구 했던 사건이 발생하였음. 이에
나는 해관직원의 처벌을 반대하였 으나 외무서(현;외무부)에서는 계속 처벌을 주장하여 국왕에게 직접 보고하게 되었음.
류송남은 상회의 대표로 청국교민중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함.
이
사건은 이미 조선인들사이에 여러가지 의론을 형성시켰음.
즉
조선국왕은 매우 분노하였고 외무서독판(외무부장관에 해당;역 주)에 대하여 몹시 화를 내었음. 외무서독판은 이 사건에 대하여 상관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이전에 내가
보고한 바와 같이 외무서독 판의 지극한 친중사상은 조선에 유리하기는 하지만 그의 행동은 너무 지나친 것으로 심지어 조선주재 청국관리라고 하면 무조건 공경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겼던 것임.
그는
당초 원세개(遠世凱) 8) 의 지시를 받아 인천해관감리 9) 에게 해관순찰직원을 처벌토록 명령함과 동시에, 나에게는 동 해관의 외국 인직원을 징계토록 하였음.
이에
나는 해관측에는 여하한 잘못이 없음을 주장하며, 동시에 해관순찰을 처벌하라는 명령을 취소하여 줄 것을 청원하여
그대로 되었음. 일반인들조차 그의 청국에 대한 비굴한 태도에 매우 반감을 갖고
있으며, 만약 이번 인천해관사건과 같이 유사한 조선경시 사건이 발생한다면 바로 조선 사람들에게
청국인에 대하여도 일본인에게 갖는 것 같은 적대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임.
우리의
계획 10) 이 이 사건으로 자칫 좌절될 뻔하였으나, 현재는 우리가 조선해관을 청국해관에 합병 시키려 한다는 의심을
안 갖도록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러한 계획이 발설되어서는 안될 것임. 청국에
대한 반감도 오래지 않아 없어질 것이니 지금은 역시 이 사건이 다시 거론 안되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임.
나의
행위가 이미 국왕을 매우 만족시킨 것으로 보이며, 확신하건데 청국의 이익을 위해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사료됨.
청국은
이곳에 성실하고, 개방적이고, 능력있고 아울러 태도가 완곡한 조선주재 대신이 필요함. 힘과 권력만을 믿는 오만 방자한 태도는 실패를 초래할 것임. 나의 의견으로는 현재 조선주재 대신(원 세개)는 좋은 기회를 활용 못하여 청국정부와 조선의 사이를 심각한
갈등과 분규속으로 몰고 갈 인물이라는 것임.
(4) 1886년 4월 3일 메릴이 하트에게 보낸 제10호 보고서
데니
11) (O.N.Denny, 한자명 덕니(德尼))는 이미 도착하여 미국대 리공사 집에 묵고 있음. 그는 실권을 거머쥐기 전에는 본인의 직책 이나 신분이 확실치
않으며 곳곳에 어려움이 많은 것을 아마 발견했을 것임.
조선인들은
멜렌도르프(F.G. von Mollendorff)의 교훈으로 인해 아마 절대로 외국인 누구에게라도 다시는 실권을 주지 않을 것임.
조․청 양국정부는 이미 청국상인의 한성(서울)내 거주와 상업의 권리를 취소하는 것에 합의하여 그들을 성밖의
강변부근의 모처로 이동시켰음.
조약에 의해 청국상인의 성안거주와 상업활동이 제한되자 다른
나라의 상인들도 자연히 그리 되었음.
이렇게
된 이유는 조선 상인들이 청국상인 및 일본상인들과 경쟁 에서 뒤지므로 이러한 소수 조선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희생하는 조선이
택한 보호정책의 일례라 하겠음.
비록
조선정부가 돈을 지급하기로 약조 하였으나,
일본측이 고분 고분하게 한성 밖으로 밀려날지 걱정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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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HART(1835~1911), 아편전쟁후 청국에 제2대 총세무사로 부임하여 45년간(1863~1908) 재직하면서 사무실을 상해에서 북경으로 옮기는 등 중국내 영국의
식민지 관세업무의 토대를 닦은 영국인
5) 총세무사: : 현재의 관세청장격, 호조참의 ; 현재의 재정부차관격 (역주)
6) 총세무사가
청장격이므로 세무사는 본청 국장급, 세무사대리는 과장급에 해당(역주)
7) 메릴이
하트에게 보내는 전문은 기본적으로 당시 우리나라가 청나라에 속해 있다는 것을 전제로할 때, 청나라에 소재하는 하트에게 조선의 상황을 보고하는 형식임. 따라서 양자 모두 당시 조선
8) 위안스카이(遠世凱), 경군통령(慶軍統領)인 우창칭[吳長慶]의 막하에 들어가,
1882년 우를 따라 조선에 부임하였함. 조선 궁정의 전쟁에 개입하였고,
1884년에는 이홍장(李鴻章)의 명을 받아 조선 주재 총리교섭 통상사의(總理交涉通商事宜)가 되어 서울에 주재하며 조선의 내정 ·외교를 조정 ·간 섭하고 청나라 세력을 부식(扶植)하고 일본에 대항하였함.
9) 해관
직위(지금의 세관장)
10) 조선의
정책을 청나라에 의존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청나라의 총세무사 였던 하트가 메릴을 파견 하였던 것임
11) 한자명은
덕니 (德尼) (1838-1900) 미국인. 조선의 외교고문.
1877년부터 1880년까지 중국 천진 영사,
1880-1884년까지 상하이 총영사로 근무했다. 이홍장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조선의 외교고문으로 발탁되어 1886년 4월부터 1890년 4월까지 활동했다. 조선에서 공식직함은 ‘협판내부부사 겸 관외아문장교사 당상’이었다, 당시는 중국이 조선에서 종주권 강화정책을 본격화한 시기였으나 데니는 이를 돕지 않고, 고종에게 탈청(脫淸)정책을 자문하였다. 소위 고종이 하사한 ‘데니의 태극기(太極旗)’로 유명하며, 청의 미움을 받아 1890년 5월 파면되어 미국으로 돌아갈 때, 이를 가져갔다. 데니의 태극기는 현재 우리나 라에 남아있는 태극기중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추정된다. 데니는 외교고문을 지내는 동안 조선이 청에 속한다는 속방론을 부정하고 조선에 대한 청의 간섭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조선은
엄연한 독립국이라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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