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차 당대회로 보는 중국 경제정책 방향
‘안보’와 ‘안전’ 중심 경제정책으로 불안감 심화 … 우리 기업 예의 주시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10월 22일 폐막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중국 경제를 책임졌던 리커창 총리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상무위원회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상하이 당서기였던 리팡 총리가 맡게 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월 23일 측근 일색인 3기 지도부 윤곽이 드러나자 경제 전문가가 없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경제 정책의 ‘균형추’ 역할을 했던 리커창 총리가 떠나게 되면 빈자리도 클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그간 시진핑 주석은 경제보다 안보를 우선하는 행보를 펼쳐 온데다 18차 당 대회에서 최고 권력을 쥔 시 주석은 총리 영역을 무너뜨리기 시작하며 자신의 핵심 경제 참모인 류허 부총리를 활용해 리 총리를 철저하게 견제했다. 상무위원도 아닌 류허 부총리가 리커창 총리를 제치고 ‘중국 경제의 황제’로 불린 점은 의미가 작지 않았다.
천 강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은 “리커창 총리는 최근 중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없는 총리 중 한 명으로 기억할 수 있다”고 언급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 창 상하이시 당서기가 총리가 된다면, 시 주석과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시 주석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모든 권력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고 장기집권에 들어가게 된 시 주석의 중국은 최근 미국과 경제·안보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등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좋지 않은 경제지표들이 나오는 상황을 피하려 연기했던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3.9%를 기록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0월 24일 발표했다.
중국정부는 올해 3월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가 5.5% 안팎이라고 발표했지만 목표 달성은 이미 멀어진 상태다.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와 발맞춰 5%대의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 경제로서 암울한 먹구름이 드리우며 미·중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있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연기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식 연설은 ‘안보’와 ‘안전’이라는 단어가 경제의 전면으로 내세워져 대만과 갈등의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실제 연설에서는 빠졌지만 업무보고서 원본에는 ‘국지전 승리’를 콕 집어 언급했으며, ‘안보’ 또는 ‘안전’이라는 단어는 89번이나 등장해 5년전 19차 당대회때 보다 크게 늘어났다. ‘투쟁’이라는 용어는 17번 사용했고 위협이라는 단어도 처음 사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의 개혁과 개방 이후 줄곧 고속성장이 공산당의 집권 명분이었다면 이제는 안전 보장으로 무게추를 옮겨 놓은 모양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의 문제가 불거진다면 세계경제는 더욱 큰 시련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제시한 중국 주요 정책 방향 및 과제 5개 중 안전과 안보가 향후 경제·산업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은 것에 대해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KOTRA에서 발표한 ‘中 20차 당대회로 보는 향후 5년 중국 경제정책 방향 및 전망’에 따르면 “실제로 이번 업무 보고에서 중국 지도부가 처음으로 ‘새로운 안전·안보체계로 新발전체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新발전체계는 ▲고도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현대화 산업체계(교통·제조업·인터넷·품질·항공우주·디지털 강국), ▲농촌진흥, ▲지역협동발전, ▲고수준 대외개방을 포함한 중국경제발전체계를 의미한다. 향후 중국이 시장개혁을 심화하고 경제·산업 정책을 제정, 시행함에 있어 안전(안보)를 전제로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방국가들이 對中 압박을 강화하고 중국을 배제한 新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易세계화로 각국의 산업망·공급망 배치가 ‘효율 최우선’에서 ‘안전 최우선’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도 경제안보, 안전한 공급망·산업망 구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식량안보’, ‘안전한 자주형 공급망 구축’, ‘기술자립’ 등 이번 업무 보고에서 언급한 분야의 안보 강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 주석이 “새로운 자원배치체계(擧國體制)를 구축해 국가 전략적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혁신체계의 전반적 효율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한 대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19차 당대회 보고서의 ‘기업과 시장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산학연 심층 융합의 기술혁신 체계’라는 표현과 큰 차이를 보인다.
KOTRA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중국은 자립형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고 자국 우선 공급정책을 펼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고수준 발전’ 정책과 ‘경제안보 강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관련 정책, 산업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중국 사업 전략을 수립,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출처_CUSTRA
> 고객서비스 > 관세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