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달러 강세, 물가 오름세 지속되나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 증가 … 한은, 물가안정 위해 금리인상 기조 지속
10월 1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대를 넘어서며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날 장 초반부터 1,441.4원까지 오르며, 9월 28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442.2원)에 다다르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돌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 긴축통화정책이 現 환율 상승에 영향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급등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치솟는 미국 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긴축통화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올해 7월 발표한 ‘기준 금리와 환율’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이전과 다른 빠른 속도와 큰 폭으로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고, 미국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올해 달러화 가치 상승의 절반 이상이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통화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고로 기준 금리 변동 등과 같은 통화정책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반적으로 미국의 기준 금리보다 우리나라 기준 금리가 높아지면, 우리나라 자산에 투자했을 때 얻는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에 원화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의 공급이 증가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연준이 앞으로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측돼, 달러화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불안정할 때 우리나라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공급이 줄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 ‘빅스텝’ 단행, 외환부문 리스크 증대도 영향
우리나라도 고환율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빅스텝(한 번에 0.50%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10월 17일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로 정책 대응 강화’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번 기준 금리 결정에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된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에서 유발된 환율 상승이 자본 유출의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유발하는 등 국내외 금융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환율의 급격한 상승이 직간접 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 환율 수준 등을 직접 타깃해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지만 환율을 통한 물가 상승 압력 증대와 자본 유출입 등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에 대해 정책 결정 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도 상승 … 물가 추가 압력으로 작용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10월 14일 발표한 ‘2022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9월 수입물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광산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4.1% 상승한 수치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한국은행이 10월 17일 발표한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로 정책 대응 강화’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과 같은 환율상승기와 고물가 하에서는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요 산유국의 감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 향후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주요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9월 말 80달러대까지 하락했는데, 최근 OPEC 등 산유국의 원유 감산 결정 등으로 90달러대 초중반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경로상에는 경기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제 둔화 영향으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_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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