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바라는 韓·日 관계 개선 향방은?
어수선한 日 정국에 여전히 양국 부정적인 시각 존재해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항공노선이 2년 3개월만에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한국공항공사는 6월 29일 아시아나항공(OZ1085), 대한항공(KE707)이 오전 8시40분, 오전 9시 각각 김포공항을 출발, 일본 하네다 공항을 향해 운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정부가 개별 자유여행은 금지하고 단체 여행만 허용해 아직 풀어야할 숙제를 남겼다.
2019년 일본 강제징용 배상문제로 촉발된 일본 수출규제로 경색된 양국관계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민간 경제계가 먼저 韓·日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을 노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韓·日 관계 개선을 위해 제29회 韓·日 재계회의를 7월 4일 개최하고 양국관계를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양국 경제계는 韓·日 경제동향 및 전망, 상호 수출규제 폐지,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필요성,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韓·美·日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韓·日 간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논의하고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부활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양측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국제무대에서의 韓·日 간 협력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국 측 참석자들은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일본의 지지를 요청했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5월에 출범한 IPEF에서의 韓·日간 협력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최대 우방인 미국과의 3국 협력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하고 경제분야에서의 3국 간 실질협력 강화를 위해 韓·美·日 비즈니스 서밋 구성 및 정기적인 회의 필요성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고 참석자는 언급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1일 발표한 올해 6월 및 상반기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입 실적은 수출 3,503억 4,000만 달러, 수입 3,606억 4000만 달러로 10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중 단일국가 수출액 기준으로 일본(160억 달러)은 중국(813억 8,000만 달러), 미국(549억 6,000만 달러) 다음으로 3위를 기록했으며, 수입으로는 중국(746억 5,400만 달러, 21.3%), 미국(396억 600만 달러, 11.3%), 일본(273억 6,100만 달러, 7.8%)로 3위를 기록한 만큼 수출규제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들어서며 조금씩 양국관계 개선의 희망의 불씨를 살리던 중 한국에 수출규제를 단행하는데 앞장섰던 아베 신조 일본 前 총리가 총격에 의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일본 정국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韓·日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기울일 것을 표명했다.
7월 12일 윤석열 대통령은 아베 신조 前 일본 총리의 국내 분향소 마련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을 찾아 조문하면서 새 정부의 韓·日 관계 개선 기조에 한층 속도를 내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조문과는 별개로 한덕수 총리, 정진석 국회부의장,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조문단을 일본에 파견하기로 했다. 일본 측의 어수선한 상황을 파고들어 조문외교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으나 그 손을 잡을지 말지는 일본에 달려있는 모양새다.
아베 前 일본 총리가 사망하고 비교적 온건파에 속했던 기사다 후미오 총리에게로 정권의 힘이 실렸다고는 하나 7월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양국 관계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자민당이 압승하고 아베 前 총리 추모분위기가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기시다 총리가 단기간 내 정책 전환을 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참의원 선거 후보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는 강제 동원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 등 갈등 현안에서 “한국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고 답했고, “일본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은 12%에 불과해 더욱 양국 관계 개선에 난항이 예상될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5월 20일~24일에 한국일보사와 요미우리신문사가 韓·日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앞으로 韓·日 관계가 “좋아진다”라고 한 답변은 한국은 53%, 일본은 31%로 나타났다.
강제징용 및 위안부 등 역사인식문제에 대해서는 자국이 상대국에게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묻자 “생각하지 않는다”가 한국에서 81%, 일본에서 58%에 달했다.
우리 정·재계가 끊임없는 유화제스처를 일본에 보내고 있지만 정작 양국 국민과 일본 정치계에서는 요원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韓·日 관계 개선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_CUSTRA
> 고객서비스 > 관세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