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4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360억 달러로 12.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원유(54.8%), 석유제품(50.0%), 석탄(130.8%) 등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며 무역수지는 16억7900만 달러 적자를 냈다.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48억9000만 달러, 올해 1월 48억9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정부는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것은 수입 증가율의 상대적 강세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당시 수출과 수입이 나란히 감소한 것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단가 상승세 둔화와 비용 부담 확대 등을 감안하면, 가파른 수출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수출액 증가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 증가율은 15.2%로 지난해 10월(24.2%), 11월(31.9%), 12월(18.3%)보다는 상승폭이 좁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실제 수출경기를 7~8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출경기확산지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라며 "지난해 수출 호조를 주도했던 가파른 단가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으며, 물량 증가는 더디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가운데, 경상수지도 조만간 적자로 돌아서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3.54달러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6% 올랐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현물)와 서부텍사스원유(WTI·선물) 가격은 각각 90.30달러, 91.01달러로 2.2%, 3.3% 뛰었다. 국제유가가 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10달러 상승하면 국내 에너지 수입 비용은 연간 133억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날씨가 풀리며 난방 등 에너지 수요가 줄면, 수입량이 감소해 수입 비용 부담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에경연은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군사 개입과 주요 7개국(G7)의 대(對) 러시아 고강도 금융·경제 제재가 이뤄질 경우 국제유가는 100~12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외교적 해결과 긴장 완화 국면에서는 국제유가가 각각 70~75달러, 75~85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한국의 대(對)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역 규모 등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직접 교역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도 세계 공급망에 우크라 사태로 인한 영향이 미치면 결국 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글로벌 통상 분쟁은 한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로의 영향에도 직결된다"며 "또한 이번 사태는 에너지 가격 급등과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_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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