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자재가격에 물가상승 압력도 확대
1월 수입물가 전년대비 30% ↑ … ‘인플레이션’ 우려도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차질, 경제활동 재개 등의 영향이 중첩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국의 소비자물가가 일제히 오르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지난 1월 소비자물가가 7.5% 상승하며,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은 1월 5.1% 상승하며, 1997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도 5.5% 상승해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상승세는 낮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1월 수입물가가 30%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4.1%, 전년동기대비 30.1%나 올랐다. 원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 역시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물가가 오르는 데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망 차질이 원자재에서 중간재, 내구재로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회복과정에서 수요압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유가 등 에너지는 러시아를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능력 지연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2월 15일 기준 두바이유가 배럴당 93.1달러로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화학, 전력가스, 도로운송 등 전방위적으로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도체 생산차질 및 해상물류 지체 등이 중첩되는 등 공급망 차질이 기존 원자재에서 하방경직성이 강한 중간재 및 내구재로 확산되고 있어 2월에도 물가여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이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접종 증가에 따라 선진국 중심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되는 점도 물가상방압력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태도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2월 18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원유공급 차질 우려로 90달러대로 상승했다.
산업용 원자재가격도 올랐다. 러시아는 세계 알루미늄 소비량의 6%, 니켈 소비량의 7%를 공급하고 있는데,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3.5달러(0.72%) 오른 톤당 3,303달러를 기록했다. LME 니켈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니켈 가격은 2만 4,721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중에는 3% 이상 급등하며 2만 5,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옥수수 등 곡물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전 세계 수출량의 29%를 차지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8.50달러(6.03%) 급등한 부셸당 852.5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 가격도 부셸당 672.5달러를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19.75달러(3.0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 정부는 2월 18일 ‘제5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국내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한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3%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9년 8개월 만에 이후 3%를 넘어섰다. 이후 11월 3.8%, 12월 3.7%, 올해 1월 3.6%를 기록했고, 제주, 강원, 경북,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4%대에 진입했다.
이에 정부는 현재 국제유가 상승 충격 완화에 일조하고 있는 유류세 20% 인하조치는 4월말 종료 예정이지만, 국제유가 동향을 살피고 연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관계부처 합동 T/F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원유 비상계획 점검 및 가스 추가구매, 물량교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수급불안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두 등 가격급등 원재료에 대한 비용상승요인을 완화하기 위해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할 방침이다.
홍남기 기재부장관은 2월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근 생활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됨에 따라 물가가 거시경제 운용의 최대 애로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내수품목·수입품목, 원자재·가공품 등 주요 품목별로 수급점검·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출처_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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