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보조금 지급 강화하는 경쟁국 vs 韓
보조금 ‘0’
韓
산업경쟁력·경제안보
강화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 강화 시급
반도체, 이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속에 경쟁국들은 막대한 지원금을 투자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자칫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산업경쟁력 약화는 물론 경제안보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0월 7일 ‘주요국 첨단산업 지원정책 비교 및 시사점’을 통해 최근 美·中 기술패권 경쟁에 따른 글로벌공급망 재편 및 주요국의 산업정책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으며, 특히 국가 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중국·일본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8월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을 제정하고, 같은 해 10월 반도체 수출통제 개정 조치로 對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던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해결하기 위해 인텔에 85억 달러 보조금 투입도 발표했다.
중국은 반도체 수급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약점으로 인식하고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기 위해 2023년부터 반도체 대표 기업인 SMIC에 2억 7,000만 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이에 더해 정부가 대주주로서 정부 주도의 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부흥을 목적으로 소니·소프트뱅크·NTT 등 8개 기업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 설립에 63억 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이미 투입했고,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은 추가 지원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투자는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차전지 산업분야에 있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쟁국인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을 통해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이차전지 생산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간과할 수 없는 이차전지 업체는 현지 생산을 검토할 수 밖에 없으며 실제 CATL 및 LG에너지솔루션 등 많은 기업이 미국 내 생산공장을 건설했거나 계획 중이다.
중국은 현재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인 CATL에 2011년 설립 당시부터 최근까지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보조금 지급 범위를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로 확대해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도 선두를 점하려 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産 이차전지가 시장을 주도하자 일본정부는 이차전지를 에너지 정책과 경제안보 문제로 인식, 도요타에 8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이차전지 연구개발 보조금 지급을 결정하고 국내 이차전지 생산시설 확보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반면 보조금 지급 정책의 혜택을 입지 못한 한국의 주요 이차전지 생산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3社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1년 30.2%에서 2021년 23.7%, 2023년 23.1%로 불과 2년 만에 7.1%p 하락했다.
한동안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한국 LCD 제품은 중국정부가 2012년부터 ‘전략적 7대 신성장산업’ 중 하나로 디스플레이 산업을 선정해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한 이후부터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현재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OLED 부문에서 중국 대비 미세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중국의 대규모 보조금과 투자 앞에 위태로운 상황이다.
중국정부는 2023년 중국 대표 LCD, OLED 생산업체인 BOE에 4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토지·건물 무상 제공과 지방정부 출자와 같은 지원까지 제공 중이다.
일본정부는 2012년 당시 25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으로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회복에 나섰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OLED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과 달리 투자 적기를 놓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또한 적기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OLED 시장까지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보고서는 국가 첨단전략 산업이 경쟁국에 밀리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직접환급제도 검토와 경제안보 컨트롤 타워를 통한 정책 및 관련법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요국의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산업정책의 공통점은 정부개입으로 경제 성장을 달성하려는 것으로, 특히 보조금 정책이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선점 효과와 승자독식 양상을 보이는 첨단산업에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 확보에는 보조금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은 기업 대상 세액공제와 같은 간접적인 지원에 집중하는데, 주요국 산업정책 동향과 올해 세부 부족 상황을 고려해 생산 기반의 국내 유치와 연구개발 등을 위해 미국이 시행 중인 직접환급제도와 같은 정책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및 일본 모두 경제안보 컨트롤 타워를 강화한 것에 주목했다.
미국은 2021년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 단일 조직에서 산업과 안보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총리 산하였던 과학기술부를 작년에 국가 주석이 관할하는 당 중앙위원회로 격상함으로써 지도부가 직접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한다.
일본의 경우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이후 경제안보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2021년 장관급 조직인 경제안보담당관실을 설치해 총리 주도의 범부처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경협은 이처럼 주요국이 일원화된 경제안보 컨트롤 타워를 토대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것과 같이 한국도 관련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감한 재정지원 방안을 수립하고, 일원화된 컨트롤 타워를 통한 관련 법과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출처-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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