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47년 만에 ‘결별’1주일 앞두고 미래관계 협상 타결
교역·어업·이주 등 변화 예고, 금융 서비스는 별도 협정 계획
우리 기업, 미래관계 협상 타결에 통관·인증 변화 대비해야
지난해 12월 24일 영국과 EU는 FTA를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도달했다.
어업권·공정경쟁 환경 등의 문제로 몇 차례 협상이 불발되자 일각에서는 ‘노딜 브렉시트’를 우려했지만, 양측은 미래관계 협상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했다.
이에 따라 올 1월부터 여러 부문에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양측이 합의한 ‘무역과 협력’ 초안에는 ▲새로운 경제, 사회적 협력관계를 담은 FTA, ▲형법, 민법 문제에서 법 집행, 사법 협력을 위한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는 시민 안전 파트너십, ▲분쟁 해결 방법 등 거버넌스에 관한 수평적 합의 등을 토대로 구성됐다.
상품 교역·이주 등 올해부터 달라지는 英·EU 관계
먼저 교역을 살펴보면, 올 1월 1일부터 영국과 EU는 기존과 동일하게 양측 간 상품의 수량에 제한 없이 무관세 교역이 가능하다.
다만 양측 간 교역 관세 및 규제 국경을 설치한다. 이에 따라 상품 이동에 통관 및 검역 절차가 적용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제부터 영국인이 EU 회원국에서 노동을 하거나 체류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등 자유로웠던 이동이 제한된다.
영국인들은 EU 회원국에서 90일 넘게 체류하려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며, EU 회원국 국적자 또한 영국 내 자유로운 이동에 제한이 있다.
여기서 문제는 전문직 간의 상호 교환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흥종 원장은 T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국에서 발급한 간호사 자격증은 EU 회원국의 발급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추가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인력 이동이 심각하게 제한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어업문제에서는 영국 수역 내 EU 어획량 쿼터를 5년 6개월간 기존보다 25% 삭감하는 것에 합의했으며, EU 어선의 영국 수역 접근권에 대해서는 매년 협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어업권과 마찬가지로 양측이 계속해서 이견을 보인 쟁점 중 하나인 공정경쟁 환경 부문은 이번 합의안에서 국가보조금과 관련한 공통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원칙에 합의했고, 이를 통해 양측 법원에서 집행이 가능하며, 불법 보조금 등을 회수할 수 있다.
그동안 EU는 영국이 EU 규제체계에서 벗어난 뒤에도 조세와 국가보조금, 환경 및 노동권 등과 관련해 공정경쟁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브렉시트 이후 노동권 등에서 양측 규제가 달라지는 상황에 대비해 ‘재균형 매커니즘(Rebalancing Mechanism)’을 구축하기로 했다.
재균형 매커니즘에는 독립 중재절차가 포함되며, 불이익을 받은 측에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금융 서비스는 이번 합의안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다뤄지지 않았지만, 양측은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별도로 규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韓 기업 영향 적지만, 통관·인증규제 변화에 대비해야
브렉시트에 맞춰 발효되는 한·영 FTA로 인해 우리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지만, EU와 영국은 각각 별개의 법률과 규제를 적용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1일부로 시작되는 완전한 브렉시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산업부 박기영 통상차관보를 주재로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앞서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한 통상 공백에 대비해, 2019년 8월 한·영 FTA를 선제적으로 체결했고, 한·영 FTA는 브렉시트 시행에 맞춰 1월 1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EU FTA와 같이 우리나라와 영국 상호 간 모든 공산품 관세가 철폐돼 자동차, 차 부품 등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이 對영국 수출 시 계속해서 무관세 혜택을 유지한다. 이에 유럽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관세부과 우려도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브렉시트 시행 초기 현장애로가 발생할 수 있어 관계부처와 유관기관이 애로 해소 지원에 나선다.
먼저 KOTRA와 한국무역협회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국내 상담 창구인 ‘브렉시트 대응지원 데스크’와 해외 창구인 ‘한·영 FTA 해외활용지원센터’를 연계해 종합 상담·안내 기능을 강화한다. 또 관세·통관(관세청), 인증(국가기술표준원·중소벤처기업부), 현지 애로(대사관) 등을 담당하는 관련 기관과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 기업의 애로 해결을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전국 6개 본부 및 직할 세관에 ‘한·영 FTA 특별지원팀’을 구성해 원산지인증수출자 지정, 협정관세 적용, 해외통관애로 해소 등을 지원하며, 기표원은 ‘1381 인증·표준 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인증 애로에 대해 전문 시험인증기관과 함께 컨설팅을 제공한다.
아울러 중기부는 우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국의 신규 인증(UKCA) 획득과 기존 CE 인증의 인증기관 전환(영국 → EU 회원국)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한다. 참고로 EU는 이행기간 후 영국 공인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받은 ‘CE 인증’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도 CE 인증을 대체하는 독자적인 UKCA 인증을 발표했고,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EU 공인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받은 ‘CE 인증’ 효력을 인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업 부문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ASG)는 국내 농업의 민감성 보호를 위해 EU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동할 수 있도록 발동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출처 - 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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