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브렉시트 미래관계 협상 마감시한 연말까지 연장
‘노딜 브렉시트’ 시 英·美 관계에도 악영향 가능성, 극적 타결 이뤄질까
영국과 EU가 애초 12월 13일까지였던 브렉시트 이후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의 마감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양측은 영국이 올 1월 31일 EU를 탈퇴하면서 과도기로 올해 말까지를 전환기간으로 설정하고 현 상태를 유지하며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으나, ① 공정경쟁환경, ② 분쟁 해결 지배구조, ③ 어업권 등 세 가지 주요 이슈를 두고 교착 상태를 겪고 있어 양측이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의 상황이 우려된다.
이 경우 양측 모두 타격이 불가피한데, 현재 무관세로 양측을 오가는 수출입물품에 관세가 부과되고 비관세장벽도 생기게 돼 양측 간 교역에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2월 13일 오전 통화를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브렉시트 협상 마감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 노딜 브렉시트, 英에 코로나19보다 악영향 우려
영국 내 전문가들은 노딜 브렉시트가 코로나19보다 영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LSE)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단기적인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만, 노딜 브렉시트는 15년 뒤 영국 GDP를 7.6%나 감소시키는 등 장기적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협정을 맺는 ‘FTA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15년 뒤 GDP는 4.9%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 주요 대립 이슈 : 공정경쟁환경·분쟁 해결 지배구조·어업권
현재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대립 중인 주요 이슈는 ①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 ② 향후 분쟁 발생 시 해결 지배구조, ③ 어업권 등으로, 양측의 입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정경쟁환경 이슈에 대해 EU는 영국의 EU 단일시장 접근 조건으로 EU의 보조금, 사회, 노동, 환경기준 등에 조화되는 ‘공정경쟁 환경’ 유지를 제시했으나, 영국은 무역협정을 통해 교역 상대방에게 자국의 기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립하고 있다.
분쟁 해결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 관할권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영국은 유럽사법재판소의 관할권을 수용할 수 없다며 자국의 완전한 정책주권과 사법주권 확보를 주장하는 반면, EU는 북아일랜드가 사실상 EU 관세동맹에 속하는 점 등을 들어 유럽사법재판소가 EU·영국 간 법적 분쟁을 해결할 관할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업권 이슈에 대해 영국은 자국 바다 영토에서 일어나는 일과 어업 규칙에 대한 결정권은 주권국인 영국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별도의 어업협정을 체결하고 매년 어획 쿼터 등을 조정하는 EU-노르웨이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 EU는 어업 분야도 무역협정의 일부라며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EU는 균형 있는 어업권 보장이 없는 미래관계 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노딜 브렉시트 경우 英·美 관계도 악화 가능성
한편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과 미국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EU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이슈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문제에 아일랜드 혈통을 갖고 있는 美 바이든 당선인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애초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면서 영국령 북아일랜드 역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하게 되고, 아일랜드는 EU에 남게 돼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에 법적인 관세국경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영국과 EU 양측은 ‘EU 탈퇴 협정’을 통해 북아일랜드에 이중지위를 부여해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만 관세국경을 세워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상품 이동이 가능하도록 합의했다.
참고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과거 영국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이후 유럽연합과 벨파스트 협정 등을 통해 평화로운 통합 관계를 유지해온 바 있다.
하지만 英 존슨 총리가 올 9월 관련 조항을 무력화시키는 ‘국내 시장법(The internal market bill)’을 발포했다.
국내 시장법은 북아일랜드와 영국 등 국가 간 규제를 포괄해 양측 간 교역 물품에 대해 통관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전환기 이후 북아일랜드에 EU 관세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던 협정 내용을 무력화한다.
또한 영국과 EU가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부터 EU 탈퇴 협정 중 교역 관련 내용을 수정하거나 불복할 수 있는 권한을 영국 각료에게 부여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관세국경이 생길 것으로 보여 영국과 EU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으며, 아일랜드 이민자의 혈통을 지닌 美 바이든 당선인까지 반기를 들고 영국에 관련 법령 철회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아일랜드의 섬의 남과 북 국경을 다시 닫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경을 개방하는 것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마감시한 연장으로 만료기가 약 2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영국과 EU 양측의 미래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지 노딜 브렉시트로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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