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상향 ‘탄소중립국’ … 환경 규제·친환경자원 개발 움직임
2020년 한해를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대부분 ‘코로나19’를 꼽을 것이다. 세계적인 전염병 사태는 문명의 세포분열을 가속화했으며, 이에 따라 성장 움직임을 보이던 친환경·비대면 등의 분야는 더욱 확장되고 탈피 움직임을 보이던 환경오염 등의 분야는 더욱 도태됐다. 지금 우리는 그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친환경 및 정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증폭된 분야 중 하나다. 전염병의 여파로 환경에 대한 책임이 대두되면서 주요국의 정치·경제 주체가 ‘기후변화 위기대응’ 및 ‘지속가능 성장’, ‘친환경’을 키워드로 한 ‘反환경 탈피·親환경 육성’으로의 대전환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국의 환경 규제 도입과 친환경·재생 가능 에너지 및 소재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 기후변화 대응 핵심은 ‘탄소중립’
지난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에서 ‘탄소중립’이 의제로 떠오른 뒤 코로나19 발생으로 기후문제의 심각성이 더 부각되면서, EU·중국·일본 등 주요국들이 연달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美 바이든 당선인도 선거 당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탄소 절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전 세계가 이를 지향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탄소중립이 글로벌 新패러다임으로 대두됐다.
이에 우리나라도 탄소 절감이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임을 인정하고 구체적 실현 전략인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12월 7일 확정·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의 주요 내용은 이산화탄소 흡수 대책을 세워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新 유망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의 3대 정책 방향을 마련하고, 고탄소 산업 부문 혁신에의 재정 지원 및 전기 자동차 배터리·수소 자동차·저전력 반도체 육성 등을 통해 탄소중립국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주력산업이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업종임을 고려하면 매우 도전적인 과제로, 전략 이행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 약화, 일자리 감소 등의 부담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이러한 부작용 우려에도 정부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해 녹색 분야 및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실업자의 맞춤형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수소’
세계는 탄소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재생 가능 에너지로 수소에 주목했다. 수소는 배기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이 높아 친환경성·보편성·효율성을 모두 갖춘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수소의 여러 생산방식 중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는 수전해수소가 ‘그린수소’로 불리며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여겨지나, 아직 경제성이 낮아 기술 개발 및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단계다.
맥킨지는 2050년 수소가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18%를 담당할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를 매년 60억톤 가량 감축하고, 수소 및 관련 장비에서 연간 2조 5,000억 달러(약 3,000조원)의 시장과 3,000만개 이상의 누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수소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EU·중국·일본 등 주요국 정부는 수소산업 육성계획을 속속 발표하며 수소사회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린수소 생산과 공급에 가장 앞서있는 EU는 올 7월 발표한 ‘수소 로드맵’을 통해 일부 역내국에서 추진하던 수소 전략을 EU 전체로 확대하며 4,700억 유로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중국은 ‘연료전지 자동차 발전 로드맵’과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수소차 보급과 수소 관련 기술 상용화를 중점으로 수소 전략을 마련했다.
앞서 언급한 우리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도 수소차 육성 계획과 함께 현재 실증단계에 불과한 그린수소를 적극 활성화해 2050년까지 수소 에너지 전체의 80% 이상을 그린수소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 플라스틱 Out, 지속가능 소재 증가 전망
소재 교체도 지속가능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과제다. 플라스틱 등 일회성·재생 불가 소재는 점차 사라지고 친환경 소재가 일상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사례로 EU의 플라스틱세와 바젤협약 개정안을 들 수 있다.
EU는 내년부터 플라스틱세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7월 10일 차기 장기예산계획(2021~2027)을 통해 플라스틱세 1단계로 2021년 1월 1일부터 재활용이 불가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이 감소하고 재활용 가능 소재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바젤협약 개정안 발효에 따라 내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출도 불가능해진다.
환경부는 바젤협약 개정안이 2021년 1월 1일 발효됨에 따라 모든 폐플라스틱을 수출입 통제 대상 폐기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일 재질 플라스틱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모든 폐플라스틱은 수입국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만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사용 분야의 소재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주요국이 주도해나가는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가 숨 가쁘게 달려나가고 있다. 30년 후인 2050년에는 산업계 어디에서도 탄소 배출 사례를 발견할 수 없으며 플라스틱이 구시대의 유물이 될지 모른다. 최악의 전염병 사태는 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인류 문명의 지속을 위해서는 환경과 공생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값비싼 교훈이 됐다.
출처 - cu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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